로 자랑스럽지는 않은 일이지만서도..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대학교 1학년 여름. 나는 할 일이 없었고 우리 형은 군대에 있었다.

서로의 need가 맞아 떨어져서 나는 군대에 면회를 가기로 결정했다.

때마침 8월달 성수기여서 동서울에서 출발한 버스가 강원도 00까지 도착하려면

최소 7시간 정도는 걸리리라 예상한 터였다. 그런데 저녁 8시에 탄 버스가 훌쩍

새벽 1시에 도착해 버린 것이었다. 한밤중에 도착한 00시는 시쳇말로 '깡촌'이었다.

여관들은 모두들 들어차 있었고 다행히 춥지는 않아서 파출소 옆에 간이의자에

누워서 눈을 붙였다.

새벽 6시쯤 일찌감치 부대에 올라간 나는 형을 면회했고 그날 외박을 나가게 되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나서 어딜 갈까 하다가 버스를 타고 거진으로 나갔다.

횟집에서 회를 먹고 술도 먹고 여관을 잡고 밤새도록 술을 먹었다.

그리고 다음날 느지막이 일어나 다시금 부대쪽으로 돌아왔는데 부대로 돌려보내기

전에 중국집에 들러 점심겸 저녁으로 짜장면을 한그릇씩 먹었다.

형은 부대로 돌아가고, 나는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는데......


그때까지 말짱하던 속이 버스를 타자마자 울렁 울렁 거리는 거였다.

맨 뒷자리에 혼자서 앉았던 터라 이리저리 왔다갔다도 해보고 눈을 감고 속을

안정시키려 명상도 해보았지만 이놈의 뱃속은 요지부동이었다.

버스 안에서 오바이트 하면 안되는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욱' 하고 뭔가가 뱃속에서 분출되는 장관이 연출되었고

내 입은 마치 수도꼭지가 열린 것 같았다.

그 급박한 순간에도 본능적인 감각으로 나는 ....

모자를 벗어 받아냈다.

얼마 쓰지 않은 새 모자였지만, 나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단지 버스에 타기 전 내가 먹었던 것들을 다시금 헤아려 보고 있었을 뿐이다.

신기한 게 오바이트 할 때 소리는 별로 안 났던 것 같다. 아무도 뒤돌아 보지 않았으니..

이걸 계속 들고 서울까지 가야 되는 걸까....

한참동안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근데 다행히 한 10여분 정도 후에 버스가 잠시 정차 하는 일이 있어서

잠시 내려서 몰래 버렸다.

그때서야 나는 맘놓고 잠을 잘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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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스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