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어도 나는 이모양 이꼴로 남아있게 된다면,
너무도 비참해지지 않을까.
뭐라도 결정해 놓고 살자.
세상은 너무도 버겁고, 나는 숨을 쉬고 있다.
공무원 시험이라도 볼까.
늘 뭔가를 하자고 막연히 생각만 해놓고 실제로는 하는게 하나도 없다.
태어나서 20년, 무지 길게 느껴진 시간이지만
이제 지나갈 20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릴것 같다.
시간은 절대적이라지만,
상대적 체감 온도가 있듯이 체감 시간은 빨리 지나갈 것이다.
생각도 안하는 삶, 이젠 버려야만 할텐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만약에 정말 이상형의 여자가 내 앞에 있다면
너는 어떻게 할거지?
말을 걸까...!
아니면 거지같은 나의 용기를 한탄하면서,
틀에박힌 아무것도 없는 나의 삶을,
쳇바퀴 돌듯 외면해 돌아서고 말까.
매일 보는 얼굴이 반가운 것처럼
오랜만에 보는 얼굴도 반갑게 되기를.
바로 어제 만난 사람처럼 거리낌 없기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기를.
나는 건강하기를.
2003.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