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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적분 기호를 처음 보았다는 공대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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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기반 사회를 위협하는 학력 저하
이덕환의 과학문화 확대경


적분 기호를 처음 보았다는 공대 신입생의 소문이 괴담(怪談)처럼 떠돌고 있다. 엉터리 소문이 아니라 서울의 상위권 대학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다고 한다. 사실 대학 신입생의 학력 저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서울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신입생 학력 저하를 끊임없이 지적해왔고, 학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신입생들을 위한 특별 초급 과목을 개설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국회 교육위원회의 이주호 의원이 최근에 밝힌 15개 대학 757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우리나라 대학생의 기초학력 수준?의 결과는 정말 충격적이다. 중학교 2학년 수준의 일차함수를 구별하지 못하는 학생이 30.6퍼센트, 백분율을 모르는 학생이 23.9퍼센트, 그래프와 통계를 모르는 학생이 39.1퍼센트, 분수를 모르는 학생이 14.5퍼센트나 된다는 것이다.

그래프, 통계, 분수는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었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의 상당수가 고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 실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된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런 문제가 수학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이공계를 진학하는 학생들도 현대 과학의 핵심인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중에서 겨우 한 과목을 배운 상태다.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이유로 수학마저도 난도질을 해버렸다. 시중에 떠돌고 있는 적분 기호에 대한 괴담은 미적분을 배우지 않고도 이공계 진학이 가능하도록 만든 교육 과정 탓이다.

대학 신입생의 국어, 한문, 영어, 상식도 대학의 교육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모두가 선택권 때문에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내용을 제대로 배우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대학 신입생의 학력 저하는 지식기반 사회를 지향하는 우리의 노력에 심각한 걸림돌이다. 대학 교육을 받기도 어려운 수준의 학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지식 기반의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성과 전문성을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대학 신입생의 학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학생들에게 진정한 학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사교육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현실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외국에서 실시한 학력 평가를 근거로 우리 공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 학생들의 학력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학교에 대한 투자가 턱없이 부족한 우리의 공교육이 선진국 수준의 성과를 낼 수는 없는 일이다. 외국 평가의 결과는 우리 학생들의 지나친 ‘선행 학습’에 의한 거품이 반영된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제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핑계로 학생들에게 무차별적인 선택권을 부여하는 잘못된 교육 철학을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미래 사회는 남다르게 뛰어난 창의성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요구한다. 그런 전문성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적 사고력’을 요구한다. 교육 당국과 대학이 모두 수능과 논술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만을 ‘편식’하도록 허용하는 교육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통합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중에서 한 과목만을 배운 학생에게 현대의 첨단 과학과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전문성을 키워줄 수는 없는 일이다.

학생들이 중요한 과목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잘못된 입시를 고집하는 대학의 탓이라는 교육 당국의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는 것이다. ‘편식’을 허용한 것은 교육 당국이지 대학이 아니다. 제도적으로는 편식을 허용해 놓고, 문제가 있으면 대학이 입시를 통해서 해결하라는 주장은 논리적으로도 옳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초중등 교육의 내용도 더욱 높은 수준의 심화 교육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무작정 ‘적게 가르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은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양’을 줄이는 것과 가르치는 ‘수준’을 낮추는 것은 전혀 다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원소의 ‘주기율’을 고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애써 가르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절대 다수의 학생들은 원자와 분자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린 셈이다.

대학 신입생의 학력 저하를 개선하는 유일한 길은 잘못된 교육 철학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진정한 교육이 가능한 전혀 새로운 교육 과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과목 간 평등 원칙도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현대 사회가 절실하게 요구하는 수학과 과학은 모든 학생들에게 충분히 높은 수준으로 가르쳐야만 한다.

배우는 어린 학생이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이 아니라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억지로라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출처 :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kwansooko&folder=7&list_id=7187144
솔잎이슬 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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