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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잡담

사랑니가 다시 아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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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아파졌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아픈 부위가 이전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왼쪽 위의 사랑니가 나면서 아팠지만 치과의 진통제 처방과 함께 일주일만에 그 기세를 숙여버렸었다. 지금 아픈 부위를 왼쪽 아래의 사랑니이다.
  사람의 몸이 아프다는 게 정말로 보면 참 뜬금없이 찾아오는 것 같다. 이번 사랑니도 한 일주일 지나면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조용히 가버렸으면 좋겠다.


  따지고 보면 나는 내 머리 속에 이것 저것, 곪아 터져버려야 하는 것들을 한가득 떠안고 있었다. 가까이 봐서 프로젝트랩과, 2월 말에 보는 토익, 3월 초의 기사 시험, 거기다 취업 문제, 또한 동아리 문제에 학교에 대한 반감과 등록금에 대한 곤혹스러움.   이것들이 한동안은 귀찮다는 생각으로, 바쁘다는, 힘들다는 그런 자기 합리화로 잊혀져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크게 터져버리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리고 한바탕 일장 활극이 벌어지겠지.


   저번에 왼쪽 위에의 아프던 사랑니 때문에 치과를 찾았었던 나는,
아프다고 뽑아버리는 게 절대 능사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일주일만 더 참으면 멀쩡해졌을 것을, 나는 뽑아버릴 생각을 한 채 의사와 면담했었던 것이다.


   88만원 세대를 봤다.
   친구들과 여수에 내려갔다 오는 동안에 절반을 읽고 다시 오늘 나머지 절반을 읽었는데,
20대의 대량 실업과 비정규직화에 대한 사회 경제적인 설명이 내 가슴을 후벼팠다. 그래도 나는 개미지옥에 떨어졌지만 글쓴이가 말하는 패자부활전이 아닌 서로를 죽이고 죽는 그런 배틀로얄의 상황에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게다가 루틴하게 나에게는 짱돌과 바리케이트를 칠 여력과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당연하듯 받아들인다.  대신에 나는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시작한다.



88만원세대 상세보기
우석훈 지음 | 레디앙 펴냄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세대간 불균형을 명쾌히 분석! 『88만 원 세대』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평균 88만원에서 119만원 사이를 받는 이 시대 아까운 20대 인재들에게 바치는 희망의 보고서이다. 대한민국의 20대를 '88만원 세대'라고 명명한 다음, 세대간 불균형이 경제·사회 전반에서 진행되며 정치적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20대들에게 어떤 피해가 돌아갔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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