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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잡담

계절의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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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공누리(문화재청)

 

2021년 어느날, 
시공간의 균열을 찾아 차원이동을 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균열은 너무 작아서 부피를 가진 물체는 이동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열을 이동하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따지고 보면 조선시대 겨울에 한강물이 얼면 그 얼음을 잘라 석빙고에 저장하고 여름에 내어 쓰는 이치랑 비슷했다.

다만 이것은 가까운 미래의 겨울의 냉기를 지금의 여름으로 끌어오고 가까운 미래의 열기를 지금의 겨울로 직접적으로 가져다 쓰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화석연료가 퇴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어찌보며 영구적인 친환경 에너지가 개발되었다고 각광받았다.

전세계에는 계절에너지 개발공사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고 차원을 여는 기기는 보급화되어 냉기 또는 온기 배관이 전국의 주택과 산업단지에 깔리게 되었다.

그러나 몇 년이 흐른 후 계절에너지의 단점이 눈에 띄게 나타나게 되었다.

그 결과 지구는 계절을 잃어버렸다.

대기의 대류가 사라지고 해류의 이동이 멈추었다.
지구상 사막화된 지역은 비가 계속 오지 않았고 열대우기 지역은 일년 내내 비가 왔다.

조만간 빙하기가 올 것이다.

과학자들은 예측했고 인구는 급감했다.
식량 수급이 되지 않아서 인구의 대다수가 사망했다.

UN에서는 계절에너지를 금지하였고 지구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첫 눈이 오는 날 계절은 다시금 발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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