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사 : 열린책들
<서 론>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라는 의문은 어떤 사람이든 한 번쯤은 가져보았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러한 의문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인간의 기원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첨가하여
다소 경쾌하게 끌고 간다는 느낌을 준다.
<본 론>
인류학 교수인 아제미앙 교수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아제미앙 교수는 자신이 인류의 세 가지 근본적인 질문 중에 한 가지의
해답을 알아냈다고 메모에 적어 놓았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에 대한 답이다.
이 살인사건에 대해 한 잡지사의 여기자 뤼크레스 넴로드가 흥미를 느끼게 되어
추적을 하게 되고 예전에 ‘과학부의 셜록홈즈’로 불리던 이지도르 카첸버그를 찾아가게 된다.
은퇴한 과학전문기자와 함께 학자의 죽음을 추적하는 여기자에겐 의문의 사건이 이어진다.
학자가 죽게 된 까닭을 알만한 사람들은 괴한들에게 잇달아 습격당하고 학자의 전부인은
납치당해 탄자니아로 끌려간다.
아제미앙 교수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굴작업한 탄자니아까지 추적한 두 기자는
계곡 속에서 원숭이의 조상과 멧돼지의 조상이 뒤섞인 화석 하나를 만난다.
그것이 바로 고생물학자가 발견한 ‘빠진 고리’였다.
그러나 몇 사람이 더 희생되는 곡절 끝에 밝혀진 결론은
‘그 화석은 가짜’라는 것이었다.
학자는 돼지의 장기가 인간에게 이식 가능하다는 사실과 지구상의 많은 민족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해 ‘인류는 돼지와 원숭이의 교배에 의해 탄생했을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가짜를 만든 것이었다.
추적자들은 학자의 죽음 역시 얼음으로 만든 흉기를 이용한 자살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괴한들은 돼지가 인류의 조상이라는 학자의 가설 때문에 장사를 그르칠까봐
두려워한 돼지 도살업자임이 밝혀진다.
현대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370만년 전 아프리카에선 원숭이에서 인류로
진화하는 주인공 ‘그’가 돼지를 만나 교배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화석이 엉터리로 밝혀지는 순간 370만 년 전 이야기 역시 허구의 세계로 사라져 버린다.
작가는 이야기의 큰 줄기 사이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가설들을 던져준다.
중간에 나오는 샌더슨 교수의 외계의 질병 때문에 원숭이가 인간으로 변화했다는
‘생명을 가져온 별똥별’ 이론, 콩라드 교수의 우연, 자연도태 이론,
반 리스베트 박사가 말한 환경에 대한 적응의 결과라는 ‘변이설’
식품가공 기술자 엘뤼앙의 초식에서 육식으로 변화하면서 똑똑하게 되었다는 ‘초포식성’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결 론/느낀점>
이 소설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하여 심도 있게 이야기해 보는 화두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인류의 조상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면서 스스로 어느 가설이 가능성이 있는지,
또 인류는 어디에서 왔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지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우리의 기원을 알고자 하는 것은 짐승으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라
짐승의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 왜 우리는 더 이상 그 상태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지를 보여 주는 일이다.
최초의 인간은 언제나 두려워하며 살았다는 점에서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인류는 조금씩 두려움을 극복하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자유롭게 생각하고 더 좋은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 이지도르는 뤼크레스를 보며 인류의 ‘빠진 고리’는 바로 우리들이라는 말을 한다.
우리 모두는 과도기적인 존재에 불과하고 진정한 인간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결국 우리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지만
앞으로도 얼마든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